영양 (Nutrition)

영양제도 간을 망가뜨린다? 논문으로 확인한 ‘간독성 보충제’ 피하는 5가지 방법

jejia 2025. 12. 1. 22:45

허브·다이어트 보충제도 간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 알고 있었는가. 국제 학술지 World Journal of Hepatology에 실린 리뷰 논문을 바탕으로 어떤 보충제가 간독성을 일으키는지, 간을 지키면서 영양제를 고르는 5가지 체크포인트를 정리한다.

영양제도 간을 망가뜨린다? 논문으로 확인한 ‘간독성 보충제’ 피하는 5가지 방법

건강 챙긴다고 이것저것 영양제와 허브 보충제를 먹다 보면, 어느 순간 식탁이 약국 진열대가 된다. 문제는 이 중 일부가 간이식까지 가는 간독성의 주범이라는 점이다. 겁 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간독성만 모아서 정리한 최신 리뷰 논문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번 글에서는 World Journal of Hepatology에 실린 리뷰 논문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 induced liver injury: Highlights from the recent literature”를 중심으로, 어떤 보충제가 간에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리고 소비자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5가지 안전 수칙을 정리한다. 이 글은 특정 제품 광고가 아니라, 논문 내용을 사람 말로 풀어 쓴 요약본 정도라고 보면 된다.

영양제도 간을 망가뜨린다? 논문으로 확인한 ‘간독성 보충제’ 피하는 5가지 방법


‘천연이라 괜찮다’는 착각, 숫자로 깨지는 순간

논문에 따르면 허브·영양제 때문에 생기는 간 손상(HILI, DSLI)은 전 세계에서 꾸준히 보고가 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약 6.38명, 아이슬란드에서는 10만 명당 3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숫자만 보면 “별로 안 많은데?” 싶지만, 미국 DILI Network(약물 유발 간손상 등록망) 자료를 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2005년에는 전체 약물성 간손상 사례 중 허브·영양제가 7%였는데, 2014년에는 20%까지 올라간다.

 

더 골치 아픈 포인트는, 허브·보충제가 항생제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은 간손상 원인군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약은 위험하지만, 영양제는 대충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논문에 이름이 찍힌 ‘문제적’ 보충제들

리뷰 논문과 LiverTox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간독성 사례에 자주 등장하는 보충제들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건 “이거 먹으면 무조건 간 나간다”는 수준이 아니라, “간손상 사례 보고가 반복적으로 쌓여서 의심 수준을 훌쩍 넘은” 친구들이다.

  • 녹차 추출물(Green Tea Extract) 다이어트·항산화 보충제에 흔히 들어가는 EGCG 고함량 제제. 급성 간손상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돼 LiverTox에서도 주의 대상으로 분류된다.
  • 가르시니아 캄보지아(Garcinia cambogia) 체지방 감소·다이어트 용도로 인기였지만, 급성 간부전 사례가 여럿 보고된 상태다.
  • 카바(kava), 블랙 코호시, 알로에, Polygonum multiflorum(하수오 계열) 간손상 증거가 충분히 축적되어 A~C 등급(간독성 가능성 있음 이상)으로 분류된 허브들이다.
  • 아슈와간다, 터머릭(커큐민), skyfruit, boldo, 일부 아유르베다·중의학 복합제 최근 몇 년 사이 간독성 보고가 늘어난 그룹이다. 여러 허브를 한 번에 섞은 복합제는 어떤 성분이 문제인지 특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다.
  • 근육 강화·체중 감량용 퍼포먼스 보충제 kratom, 각종 fat burner류 제품이 대표적이다. 일부는 결국 간이식까지 간 사례도 있다.

공통점은 단순하다. “빨리 살 빼주고, 빨리 근육 붙여주고, 빨리 해결해 준다”고 홍보되는 제품일수록 성분 구성이 복잡하고, 간독성 리스크도 같이 튀어나온다는 점이다.


라벨과 실제 내용물이 다를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

논문이 반복해서 지적하는 포인트는 하나다. 라벨을 너무 믿지 말 것이다.

  • 여러 성분을 한 번에 섞은 복합제라, 어떤 성분이 문제인지 특정이 안 됨
  • 표기되지 않은 약 성분, 중금속, 농약, 용매 등이 섞여 있는 사례도 보고됨
  • 복용자가 영양제 복용 사실을 의료진에게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보고가 늦어짐

결국 “간 수치가 망가졌는데 원인이 뭐냐”를 추적해 들어가면 마지막에 남는 게 허브·보충제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미국 NIH는 아예 LiverTox라는 별도 데이터베이스까지 만들어, 허브·보충제 포함 각종 약물의 간독성 정보를 정리하고 있다.


이미 먹고 있다면 알아야 할 ‘간독성 경고 신호’

간은 웬만큼 맞아도 티를 잘 안 내는 장기라, 증상이 나올 때쯤이면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허브·영양제 유발 간손상에서 자주 보고되는 증상은 대략 다음과 같다.

  • 이상하게 쉽게 피로해지고, 미열·몸살 같은 전신 증상
  • 식욕 저하, 메스꺼움, 구역감
  • 소변 색이 콜라색·짙은 갈색으로 변함
  • 피부·눈 흰자에 노란 기운이 돌기 시작(황달)
  • 오른쪽 윗배(간 부위)의 묵직한 통증·불편감

이런 증상이 있는데 최근에 새로 시작한 보충제·허브 제품이 있다면, 그 제품은 일단 끊고, 지체 없이 의료진을 찾아가는 게 정석이다. “천연이라서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이 시점에서는 이미 한참 늦은 생각이다.


논문이 던지는 현실적인 소비자 체크리스트 5가지

“그럼 아무 것도 먹지 말라는 얘기냐” 하면 현실적으로 그럴 순 없다. 논문과 각종 가이드라인, LiverTox 데이터가 공통으로 던지는 메시지를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1. 원인도, 효과도 애매한 ‘만능 보충제’부터 피한다
    다이어트, 근육 증가, 해독, 피로 회복을 한 번에 해결해 준다는 제품일수록 성분 구성도 복잡하고, 간독성 보고도 많다.

  2. “한 번에 여러 개” 대신 “하나씩, 짧게”
    간독성 사례 상당수는 여러 제품을 동시에, 장기간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하나를 골라, 기간을 정해 섭취하는 편이 낫다.

  3. 간 질환이 있거나, 약을 여러 개 먹는 사람은 특히 신중하게
    만성 간질환, 잦은 음주, 다제 복용 중인 사람은 허브·영양제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경우엔 ‘병원·약국 먼저, 쇼핑몰은 나중’ 순서가 맞다.

  4. 공신력 있는 인증·데이터를 확인한다
    USP, 국가기관 모노그래프, LiverTox 같은 데이터베이스에 간독성 관련 정보가 정리돼 있는지, 국내외 규제 기관에서 경고를 낸 적이 있는지 정도는 한 번쯤 검색해 보는 편이 좋다.

  5. “효과”만 보지 말고 “리스크”도 같이 본다
    다이어트, 수면, 피로 같은 영역은 생활습관·약물·질병이 다 얽혀 있다. 논문이 보여주는 건, “조금 더 빨리 효과 보자”고 고용량 보충제를 밀어붙이는 순간 간이 대신 가격을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리: 영양제는 ‘약이 아닌 것 같은 약’이다

이번 리뷰 논문이 주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허브·영양제는 어디까지나 “약이 아닌 것처럼 포장된 약”에 가깝고, 간독성 리스크도 실제 약 못지않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결국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첫 번째 행동은, “천연=무해”라는 마케팅 문장을 그냥 믿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 내 간은 하나다. 보충제는 언제든 갈아탈 수 있지만, 간은 갈아끼울 수 없다.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한약, 보약, 홍삼 이것저것 다 때려넣다보면 간이 먼저 맛이 가게 된다. 약도 간에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약인 것이다. 예전에 사약을 받아 먹고도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낸 조상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있는가. 그 분은 아마도 괴물 같은 간기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나에게 얼마나 맞는가? 부터 관찰하고 섭취해야 진정한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그럼 영양제는 다 끊어야 하나?
A1. 아니다. 다만, 효과 근거가 빈약한 고용량·복합 보충제는 위험 대비 이득이 애매하다. 필요성과 리스크를 같이 보고, 용량·기간을 제한해서 먹는 편이 현실적이다.

 

Q2.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만 괜찮으면 계속 먹어도 되나?
A2. 간 수치는 이미 문제가 생겼는지만 보여줄 뿐, 앞으로도 안전하다는 보증은 아니다. 새 보충제를 시작한 뒤 피곤함, 구역, 황달, 짙은 소변 등이 느껴진다면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제품부터 중단하고 진료를 보는 편이 안전하다.

 

Q3. 천연 한약·아유르베다 약이 일반 영양제보다 더 안전한가?
A3. 반드시 그렇지 않다. 다성분·복합 전통의학 제제는 간독성 성분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고, 중금속·약물 오염 보고도 있다. 출처·성분표가 불분명한 제품은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영양제도 간을 망가뜨린다? 논문으로 확인한 ‘간독성 보충제’ 피하는 5가지 방법영양제도 간을 망가뜨린다? 논문으로 확인한 ‘간독성 보충제’ 피하는 5가지 방법영양제도 간을 망가뜨린다? 논문으로 확인한 ‘간독성 보충제’ 피하는 5가지 방법

 

출처

  • Woo SM et al.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 induced liver injury: Highlights from the recent literature. World Journal of Hepatology, 2021. (출처: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 induced liver injury: Highlights from the recent literature, World Journal of Hepatology)
  • LiverTox: Clinical and Research Information on Drug-Induced Liver Injury.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출처: LiverTox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개요, NIDDK)
  • Brown AC. Liver toxicity related to herbs and dietary supplements.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2017. (출처: Liver toxicity related to herbs and dietary supplements,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 Navarro VJ, Khan I, et al. Liver injury from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s. Hepatology, 2017. (출처: Liver injury from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s, Hepatology)
  • Hoofnagle JH, et al.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induced liver injury. Clinics in Liver Disease, 2020. (출처: Herbal and dietary supplement–induced liver injury, Clinics in Liver Disease)